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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29
2023.10.14 · 10시간
감독도료 출연소니아 아이리시아, 유즈 릴렌
식물 아포칼립스
세계는 비 닿는 소리로 꽉 차가고 있었다. 빗방울은 저마다 성질에 맞는 낙하의 완급과 리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듣다 보니 하나의 소음처럼 느껴졌다. 자연은 지척에서 흐르고, 꺾이고, 번지고, 넘치며 짐승처럼 울어댔다. 단순하고 압도적인 소리였다.

자연은 망설임이 없었다.

/김애란, 물속 골리앗

 

생명의 7가지 조건

 

CELLULAR ORGANIZATION

 

METABOLISM

 

RESPONSIVENESS

 

REPRODUCTION

 

HOMEOSTASIS

 

HEREDITY

 

ADAPTATION

 

 

 

식물이 사라진 2054년의 지구. 알 수 없는 이유로 몇 년 전 광합성과 동시에 성장을 멈춘 지구상의 모든 식물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며, 이 재앙을 타파하기 위해 임시로 설립된 세계정부. 세계정부에선 인간 종을 유지시킬 산소의 양은 오직 1014년 어치가 남았다는 발표가 있었으며, 남은 산소의 양을 늘리기 위하여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모든 식물종은 더 이상 지구의 생물이 아니었습니다.

 

이 정책들은 출산률의 통제부터 먹이사슬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모든 동물의 인공 멸종을 포함합니다.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에는 원인에 따른 결과인 재앙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동물의 38%가 지구에서 자취를 감추었으며, 당장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식량난입니다. 수많은 직업들이 사라지고 있으며, 사회는 계급제가 더욱 심해져 부를 가진 자만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 외에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거리가 잿빛으로 변했으나, 오래 그리 살아온 자들도 있는 터입니다. 현재 세계정부에서 엄선한 소수의 정예 과학자들이 이 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무슨 연구를 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인류의 유일한 희망은 이들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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